태안 소원면에 다녀왔습니다
2015.07.30 10:54
7월 29일 태안 소원면에 다녀왔습니다.
비가 오려고 꾸물꾸물하는 새벽 6시에 출발, 안양을 거쳐 서해안고속도로에 진입하는 순간.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태안에 도착해 아침을 먹고 나올 때까지 그랬습니다만 하지만 소원면에서부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맑은 날씨에 무더위가 시작되었습니다.
하루 일정은 태안향교 윤태의 전교님을 만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82세의 고령에 몸도 불편하심에도 "꼭 해야 할 일"이라시며 전쟁 전 마을 갈등과 이웃들의 희생과정에 대해 말씀해 주셨습니다.
전교님께서 적어주신 소원면 송현리 희생자 명단. 왼쪽 세모 표시 희생자는 전쟁 전, 동그라미 친 희생자는 전쟁 후, 오른쪽은 인민군 점령기 희생자들입니다. 경찰에 의한 희생자 대부분이 미신고 상태.
태안문화원 자문위원이시기도 한 선생님께서는 억울하게 희생된 이웃들의 명예회복을 강조하셨습니다.
다음 찾아 뵌 미신고유족 국사례 할머니. 올해 92세로 오빠 국중구께서 마을 친구 김을성님과 함께 전쟁 전 공주형무소로 끌려 간 뒤 왕촌에서 총살당하셨으며, 동생 국중오께서 의용군에서 나온 뒤 국군 수복 후 소원지서에서 학살당하셨습니다. 너무 억울하다고 하소연하셨습니다.
전국유족회 정명호 재정위원장님께서 미신고유족들께 이후 전망과 할 일에 대해 설명해 주셨습니다.
중안의 비닐하우스 있는 곳이 1950년 10월 50여 명의 주민들이 학살당한 소원면 신덕리 해안 학살지라고 합니다. 김삼환 유족께서 일러 주셨습니다. 65년 전 참극이 있었는지 아무런 표시도 없는 학살지였습니다.
20호가 살았다는 소원면 용현리에서 17명이 희생되었습니다.
윤전교님께서는 인민군 측에 의한 희생자의 경우 마을에 위령비가 있지만 경찰에 의한 희생자는 당신이 돌아가시고 나면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아주 가까이에서, 그것도 대량으로 벌어진 이 억울한 죽음들을 기억하지 못하는 사회.
이런 사회가 정상이길 바라는 것이 과연 정상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