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규 고문님 인터뷰

2016.07.06 17:50

관리자 조회 수:5050

7월 6일 무려 6시간에 걸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1936년이신 서병규 고문님은 5남 2녀(1녀는 금정굴사건 후 태어났음) 중 4남.

아버지 서상용, 큰형 서병철, 셋째형 서병욱 등 세 분이 금정굴에서 희생되었고 둘째형 서병숙은 대구형무소에서 1951년 3월 희생되었습니다.

앞의 세 분은 진실규명결정을 받았지만 둘째형은 재판을 받아 사형당한 것이라며 기각 당했습니다. 1심만으로 사형시키던 위헌 법률 비상조치령에 의해서였는데 저는 대구형무소에 가서 수형자 명부를 통해 서병숙의 명단을 직접 확인했고, 이 자료를 형무소사건 팀에 인수인계했던 후회스러운 기억을 갖고 있습니다.


서상용 선생은 일산국민학교 관리인이었습니다. 큰아들 서병철께서는 한성상고를 졸업하고 47년 교원으로 임용되어 능곡국민학교 행주분교 선생이셨고요. 둘째아들 서병숙께서는 이발사, 셋째아들 서병욱께서는 수도전기학교 학생이었습니다.


전쟁이 나자 26일 파주와 장단에서 나오는 피난민의 말을 듣고 온 가족이 피난길을 떠났고 3일째 노숙하던 날 한강인도교의 폭파 소리를 듣게 되어 다시 집으로 돌아오셨다고 합니다.

인민군 점령기 동안은 집에 있던 방공호(일제는 집집마다 방공호를 파게 했다고 합니다.)에 숨어지냈고 집안에선 사촌형 서병덕이 리 인민위원회 서기장을 맡았습니다. 고문님은 모르시는 내용이지만 서병덕은 태극단 강금로의 후임이었습니다. 작은형 서병숙은 사촌형의 일을 도왔던 것이고요.

이 때문에 수복 후 일가족이 끌려가 몰살 당했던 것. 하지만 고문님께서는 큰형이 선생이 되고 작은형도 나름 자리를 잡았던데다 셋째형도 공부를 잘해 질투를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십니다. 학자들 중에도 여전히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 안타깝습니다만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보면 결코 개인 감정이 주 원인은 아니었음이 확인됩니다.


군에서 제대한 후 말단 철도공무원으로 겨우 취직하게 되는데 이는 지서에 가서 통사정한 결과였다고 합니다. 파출소에서 신원조회를 어떻게 봐 준 모양이라고.

그렇게 25년 정도를 살아오시던 어느 날 김양원 고양시민회장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게 됩니다. 20년이 넘는 지루한 싸움이 시작되는 날이었습니다.


증명해 보라는 자들에게 열받아 앞 뒤 생각없이 발굴을 시작. 발굴 전 이미 땅 주인들을 만나 발굴을 통보했고 그들은 어쩔 수 없는 일 아니겠냐며 수긍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수 천개의 유골이 황룡산을 뒤 덮었지만 인정받지 못했고 일단 법의학자의 감정을 받기로 하고 서울대 의대로 떠났습니다. 감정 결과 희생자는 최소 153명. 오른쪽 대퇴골의 숫자가 153개. 여성이 10%. 1997년 서울의대 이윤성 교수의 소견이었습니다.

서울의대 시체해부실에 있던 유골은 2011년 청아공원, 다시 2014년 하늘문공원으로 떠 돕니다.


서 고문님의 바람은 처음부터 현장 부근에 유해안치였다고 합니다. 황룡산 자락, 금정굴에 있어야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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