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유동 타공결사대사건 현장조사

이른바 '선유리 똥구덩이사건'(고양시사)의 집단희생지를 조사했습니다.

이 사건은 1950년 9월 29일 타공결사대를 사칭했다는 내무서원들에 의해 오금리 주민 14명이 유인당해 선유리 묘막에 감금되었다가 10월 1일 그 뒷산에서 피난민 5명과 함께 12명이 집단학살당한 것을 말합니다. 이른바 '적대세력사건'입니다.

1명은 실종되었고 1명은 구사일생으로 살아났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실종된 1명 역시 함께 희생되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체로 이 사건은 희생된 오금리 주민들이 인민군 후퇴시기에 조직된 치안대원들이었으므로 후퇴하던 내무서원이 가해자였다고 합니다. 생존자가 있었으므로 그 증언이 결정적일텐데, 여기에는 일관성이 없어 의문을 남기고 있습니다. 

유족들의 기억속에만 남아있던 사건은 선유리 한 주민의 법정투쟁기록에서 다시 확인됩니다.

몇 가지 심각한 의문점만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사건 발생일인 10월 1일 : 미군이 구파발을 수복한 날은 9월 21일로 확인됩니다. 신도면의 타공결사대는 9월 23일부터 활동합니다. 고양경찰서는 위 법정기록에서 사건발생일을 9월 22일로 조작했으나 법원에 의해 바로 잡힙니다.(9월 22일은 기억해 둘 만합니다. 보훈단체 자료에는 9월 28일 희생된 일산 태극단원들의 희생일을 9월 22일로 앞당기고 있습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유사사건에 있어 전국적 현상입니다.)

2. 가해자 : 법원은 미심쩍어 하면서도 내무서원이 최종 후퇴한 날이 10월 1일이라면서 가해자들을 내무서원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군과 고양경찰서가 복귀한 뒤에도 남아 있던 30여 명의 내무서원은 누구였는지에 대한 설명은 찾을 수 없습니다. 인민위원회가 해산하고 월북을 준비한 때는 9월 10일경으로 확인됩니다. 따라서 당시 경찰관이나 치안대원이 아니면서 이 정도로 무장한 조직은 타공결사대 외에는 없었습니다. 12월에 진행된 김창룡부대의 조사에 의하면 이들이 주민 학살을 시작한 날은 9월 23일 부터였습니다. 그렇다면 내무서원보다 이들을 의심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요?

아래 사진은 번지와 약도를 기초로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을 담았습니다.

조사는 매주 금요일 진행될 예정이고, 다음 주는 감내마을을 방문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