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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노래하라”
돌아오지 못한 백만 희생자의 이름으로 
한국전쟁 민간인 학살의 아픔을 드러내다

1950년부터 1953년까지 벌어진 한국전쟁. 3년 동안 무려 6백만 명의 사람들이 죽거나 부상당했다. 민족 최대의 비극이자 세계적 참상이었던 이 전쟁에서 남과 북, 미국과 중국 등 군인들의 격전만 알려져 있을 뿐 점령과 수복의 반복 속에서 이승만 정부에 의해 죽어간 1백만 민간인들의 한 맺힌 죽음은 주목받지 못한다.
이들 백만 민간 희생자들은 누구였으며 무슨 이유로, 어떻게 죽어 갔을까? 죽음이라는 객관적 사실조차 숨겨 온 국가, 사회, 이웃, 공동체가 지금도 이 억울한 죽음을 인정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인은 지나 온 자신의 삶으로 대답한다.
시인은 좌익이라며 사형당한 아버지를 그리워 하며 살았다. 생후 24개월 때 일이었고 칠십의 나이가 되어서야 그 동안 말 못하고 가슴에 담아 놓았던 이야기를 노래로 엮었다. 그의 시들은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 낸 진실 규명의 기록이며 명예 회복을 이룬 승자의 노래이기도 하다. 하지만 기쁘지 않다. 계속되는 대량 죽음과 변함없는 국가와 권력의 은폐시도 때문이다. 시인의 안타까운 마음은 미래세대를 향한다.

<저자 소개>

충남 서천군 시초면 선동리에서 1948년 태어났다. 부친은 국군 수복 후 동생을 피신시켰다는 이유로 부역자로 몰려 대전 산내에서 학살됐다. 이후 시인은 두 아들을 잃은 조부모 슬하에서 자랐다. 
‘빨갱이의 자식’이라는 멍에 속에서 고통의 세월을 살아야 했던 시인은 생활이 안정된 2001년부터 부친의 억울한 죽음을 규명하기 위해 전국을 찾아 나섰다. 부친이 대전 산내에서 학살됐다는 증언을 확보하고 2006년 <진실ᆞ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위원회>에 진실규명을 신청했다. 그리고 이에 그치지 않고 증언, 판결문 등 관련자료들을 추적했다. 
2010년 6월 진실규명을 할 수 없다는 결정을 받자 시인은 이에 굴하지 않고 이의를 제기한 뒤 다시 증언자들을 찾아다녔다. 끝없는 노력 끝에 12월 마침내 진실규명 결정을 받아 냈다. 이어 대전지법 홍성지원에 재심을 신청해 무죄 판결을 끌어냈으며 2014년 10월 대법원도 억울한 부친의 죽음을 인정했다.
시인의 끈질긴 노력은 이제 부친의 한 맺힌 억울한 죽음을 넘어 그 시대 청년들의 꿈과 이상을 되살리는 창작활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책의 의미>

한국사회의 근현대사는 민중의 삶을 중심으로 보면 진실이 드러난다. 특히 식민지 권력 또는 독재 권력의 폭압과 학살의 자행 사실에서 더욱 명확히 드러난다. 그러기에 민중항쟁은 그 자체에 정당성이 있다. 
한국전쟁은 과연 어땠을까? 어떻게 봐야 그 진실을 알 수 있을까? 2005년 12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활동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비록 일부에 그쳤을지라도 1950년 전후 한반도 남쪽에서 벌어진 거대한 학살 사실을 확인했다. 고문, 대량 학살, 실종이라는 국가 범죄의 생생한 사례들이 규명되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에 그쳤다. 희생자들이 어떤 사람들이었고, 무엇을 생각하고 행동했는지, 오늘날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알려 하지 않았다.  그 후손들이 무슨 일을 겪어야 했는지도 정리되지 않았다. 대한민국이라는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을 겪으며 살아왔음에도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망각된 시간들이었다.
금정굴 인권평화연구소는 전국에서 벌어진 민간인 집단희생사건을 종합하여 국가가 저지른 전쟁범죄의 의도성을 평가해 보았다.(신기철, 《전쟁범죄》) 이어 진실화해위원회의 해산 이후 새롭게 나타난 유족 100명을 인터뷰했으며(신기철, 《멈춘시간1950》), 판결문 등 국가기록물과 비교적 풍부한 증언을 통해 희생자들의 삶과 죽음을 재구성(신기철, 《아무도 모르는 누구나 아는 죽음》)해 보았다. 이제 피해자인 유족 스스로 말하는 이야기를 직접 만날 기회를 만들 차례였다. 
시인 전숙자. 그는 위령제 낭독 전문 시인 정도로 알고 있었다. 여러 해 동안 전국 곳곳의 위령제에서 낭독하시니 어림 짐작해 삼십 수 정도의 시가 아닐까 생각하고 발표한 시들을 모아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드렸다. 헤아릴 수 없이 실수를 저질렀지만 이번에도 사람을 잘못 봤다. 내성적이었던 시인이 살아남기 위해 택했던 전략은 기록이었다. 일기로 시작해 시를 쓰는 것이었고 이를 다시 암송하는 것이었다. 믿거나 말거나일지 모르겠으나 시인은 시를 쓰기 위해 따로 공부한 적은 없었고, 글쓰기조차 초등학교 4학년까지 배운 것이 전부였다고 했다.
뜻하지 않게 두꺼워 진 이 시집은 시인의 어린 시절 일기장에 적었던 시, 2000년 이후 위령시와 참여시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어린 시절을 노래한 시는 우리 사회가 드러내지 못했던 집단적 상처를 정확히 보여준다. 

오 환짜리 다마사탕 아니면 아이스께끼
아버지 친구라 했지 / 학교에서 휴식 시간이면 어린 손에 사탕 하나 쥐어 / 화장실 뒤편에 세워 놓고 / 할머니가 밤에 밥 가지고 가시는 걸 보았느냐 / 밤에 삼촌 왔었느냐
아버지 친구라는 말에 / 철없는 어린것은 본 대로 들은 대로
밤에 할아버지 할머니가 / 쌀 고추장 된장 광주리에 이고 나가서 / 오래 있다 오신 적이 있다고
어린아이 그 한마디 때문에 / 온 집안이 발칵 뒤집히고 / 할머니 할아버지는 경찰서에 끌려가 (〈뒤따르는 경찰〉 중)

자신의 말 한 마디로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경찰에게 끌려가는 것을 보았으니 초등학교 3학년생이 겪었을 충격은 말로 무슨 설명을 할 수 있을까? 시인은 이때 겪은 충격으로 이후 사람 특히 성인 남성을 기피하는 병을 얻었다고 한다. 이런 병은 시인만이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아간 유족들 대부분이 갖고 있었음이 확인된다. 
국가 폭력의 각인 과정은 성인이 된 시인에게 더 큰 고통으로 다가왔다. 연좌제에 더해 여성으로서 겪었던 충격은 삶의 의미를 포기하는데 이르렀다. 

백마강변 움막 속 / 지친 몸 누워 / 허공을 바라보니 /천정 속에 하늘이라
어젯밤엔 빗방울이 / 들렀다 가더니 / 오늘 밤은 별들이 / 밤마실하자 찾아드네
휘영청 밝은 달빛
철탑 위에 / 부엉이 구슬피 울어 / 이 몸 실은 인생 열차 / 어디로 가고 있나 (〈철탑 위 부엉이〉)

백마강에 몸을 던졌지만 급물살에 떠밀려 강변으로 살아 나왔고 다시 뛰어들어갔지만 산발한 물귀신에 놀라 도망나왔다는 시인. 땅콩 밭 움막으로 되돌아왔다. 강제 결혼 때가 첫 시도였으니 이번은 두 번째였다. 그 뒤 연좌제의 피해가 가족들에게도 미치자 다시 죽으려 했지만 실패했다. 세 번째였다. 
2000년 아버지의 죽음을 밝히려는 활동을 시작한 시인의 눈은 자신의 피해를 넘어서 시대와 역사를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1949년 12월 24일 국군 2사단 25연대의 대량학살 작전에 희생된 문경 희생자를 추모하며 시인은 이렇게 노래했다.

어찌 가오 어찌 가오 저승길에 어찌 가오 / 이름 없으니 명부 없어 / 어디로 가야 하오 피어린 이 몸 / 우리 어매 등에 업혀 영문도 모른 채
날아오는 총알은 / 우리 어매 가슴 뚫고 이 가슴도 뚫었다오 / 국군인지 빨치산인지
어매 젖이 먹고 싶고 울 아버지 보고 싶지 / 어매 아배 저승 가도 이 내 몸은 / 이름 없어 명부 없으니 갈 곳을 몰라
피에 젖은 포대기 끌고 / 총 구멍 뻥뻥 뚫린 바위 위에 / 다섯 친구 모여 앉아 / 어매 아배 언제 오나 기다린다오(〈석달동 아기 원혼〉)

당시 86명의 희생자 중에는 이름조차 지어지지 않은 아기들이 다섯이 있었으니 시인은 이들의 영혼을 빌어 문경 학살의 잔혹성을 폭로함과 함께 희생자들과 그 유족들의 아픔을 드러냈다. 2008년 문경 점촌역 광장에서 낭독된 이 시는 참석자들 마음 속 깊이 감동을 남겼다.
이 시집은 70년 넘게 한국 사회에 드리워진 어두운 상처를 드러내고 있다. 어떻게 병들게 되었는지, 그 원인은 무엇인지, 해결 방안은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사회적 치유와 통합은 이렇게 드러내는 것에서 시작되는 것이라니 치유자로서 시인의 역할은 높이 평가 받아야 할 것 같다. 

<추천사>

이이화 _ 역사학자

진실을 찾아 노래했다는 점에서는 민족 서사시라고 볼 수도 있고 인간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표현했다는 점에서는 인권을 추구한 시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 시집이 우리의 심금을 울려 인권의 역사를 새로 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

안병욱 _ 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

이 시들은 한 편 한 편이 그대로 역사책의 한 페이지라고 해야겠습니다. 나에게는 전숙자 시인의 시집은 시집으로만 읽히지 않습니다. 수십만 전쟁 희생자 유족들의 통한을 담아낸 대하소설이고 70년 한국현대사의 뼈저린 서술입니다.

심규상 _ 오마이뉴스 기자

개인의 삶 외에 가족사 나아가 한국전쟁 전후 군경에 의해 희생된 민간인의 유가족을 대변하고 위로하며 역사가 개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를 신랄하게 고발한다. 정제된 언어로 국가와 사회가 무슨 짓을 했는지를 꾸짖고,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가를 되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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