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환(이관술 선생의 막내 딸) 할머니 면담
2016.11.21 14:26
지난 17일 경주 위령탑 건립식에 가는 길에 이관술 선생의 넷째 딸이신 이경환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1935년생이셨고 선생에 대한 기억이 가장 많이 남아 있던 나이는 9세 때.
소금에 약간 절여 보관하던 감인 '김치감'을 몰래 숨겼다가 선생에게 들켜 혼 났던 기억.
그러니까 해방 직전으로 일제 감옥에서 병보석으로 풀려나와 계실 때였다고 하니, 죽을 병에 걸리고 나서야 어린 시절 할머니께 추억 하나를 남겨주신 모양이었습니다.
선생과 관련된 울주군 범서면 입암리의 추억이 또 하나 있었습니다.
해방 전, 이발을 하러 갔는데 이어 경찰관 하나가 들어오더랍니다. 이발하러.
자신이 먼저 이발하겠다는 경찰과 다툼이 벌어졌는데, 자연스레 뉘 집 딸이냐고 물었겠지요.
휘둥거리며 '그럼 그렇지' 했다는 거지요.
할머니는 전쟁 통에 이관술 선생은 물론 친가에서 언니 셋 포함 다섯 분이 돌아가셨고, 외가에서도 보도연맹사건 등으로 두 분이 학살당했다고 힘들게 증언하셨습니다.
말 그대로 풍비박산. 육체는 물론 영혼마저도.
'장'자만 붙어도 목숨부지하기 힘들었던 시절, 내노라하는 좌파인사의 가족들은 오죽했을까요?
치매로 오락가락하신다던 할머니.
그럼에도 잊지않고 간직하신 그 기억들, 소중히 되살려 보겠다는 다짐을 해 봅니다.
부친 이관술 선생에 대해 회고하시는 할머니
하룻밤 신세 진 경주 양동마을 할머니 댁